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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월 인도차이나

루앙프라방을 사랑하게 만든 아이들




탁밧 행렬의 뒤를 따라가는데


골목 한켠에 어린 자매의 모습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하늘, 초록의 색 배경이 참 예쁘다 싶어


바라다 보았는데





이내 도란 도란 이야기 나누는 자매의 모습이


너무 예뻐 한참을 쳐다보게 되었고











그리곤 사진을 몇 컷 찍다 눈이 마주치자


쑥스러워 하면서도 예쁘게 웃어주는 어린 동생의


미소에 푹 빠졌습니다 









그.러.다.....



이 아이들이 탁밧 스님들이 덜어 주신


공양 음식을 집으로 가져가는 중이란 걸 알았고




또... 작은 아이가 바구니가 너무 무거워


힘들어 하는걸 보게 되었지요




순간 저 바구니를 들어주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다가갔는데....



이런 염려가 들더군요.


말도 안 통하는 낮선 이방인이 바구니를 들겠다하면


이 아이들이 이해하고 내어줄까? 하는 생각이 말입니다.




어떠했을까요?




아무 경계감없이, 


그저 고마움을 표하는 쑥스러운 미소를 보이며


바구니를 건네주고는


둘이 재잘거리며 앞장을 섭니다




무겁긴 무겁더군요 ㅎㅎ



이 아이들 참 선한 마음을 가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둘의 뒷 모습을 보며 열심히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꽤 먼거리를 걸어가는 도중에 말입니다



탁밧을 끝내고 사찰로 돌아가는 승려님들을 만났게 되었거든요



탁밧중이라 말씀을 못하시는 그 분들이


두 자매와 그를 따르는 저의 모습을 보고는


어떤 인사를 건네주셨는지 아십니까?




눈으로 고맙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많은 스님들이 저희 셋을 마주쳐 지나시면서


어느 한분 예외없이 옅은 미소와 함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그 눈빛을 보내주시는데



정말 저 어쩌면 태어나 처음 경험해보는 그런 따뜻함이었고 뭉클함이었습니다




스님들뿐 아니라


길 가다 마주친 루앙프라방의 아주머님들도


처음에는 웃음을 지으시다가


이내 "싸바이디~"란 인사와 함께 고맙다 하시더군요




그 길을 걸으며 전 알았습니다


이곳이 루앙프라방이고


저분들이 착한 눈빛을 가진 루앙프라방의 사람들이고


그리고 제가 오직 선의로만 가득한 루앙프라방에 동화된 또 한명의 여행객임을.... 





작은 선착장에 이르러서야


아이들이 멈추어 서더군요


다 왔답니다


바디랭귀지로 집이 어디냐 하니 배들을 가르키는데


그 중의 하나 수상 가옥에 사는 것인지


아님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하는 것인지는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암커나 인사를 하고 마지막 기념 사진 한 장 찍자 하는데


두 자매가 뭐라 상의 하더니


바구니에서 공양을 나누어 받은 사탕과 비스킷등 과자 세 개를 건네어 줍니다


고마웠다는 눈 인사와 함께 쑥스러운 얼굴로 말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귀한 과자일텐데 그걸 세 개씩이나 나 먹으라구 그냥?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지갑을 꺼내는데


언니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칩니다ㅠㅜ




작은 비스킷 하나만 건네 받았습니다


태국산 웨하스 같은 과자인데 맛있더군요


사실 그게 입에 맞지 않는 향료 가득한 과자라해도 어찌 달고 맛있지 않겠습니까?




쭈그리고 앉아 아이들과 함께 과자를 먹는데


그제서야 메콩강의 새벽 풍광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아이들이 내게 이런 메콩강의 아름다운 모습까지도 보게 해주었구나 하는 감사의 마음에


또 한번 뭉클해집니다







그렇게 아이들과의 꿈같은 만남이 끝났습니다



루앙프라방에 오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메콩강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지요....






그리고 그 다음 날 새벽


탁밧이 끝난 후 그 아이들을 또 봐야겠다는 생각에,


어제 받은 비스킷에 대한 답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두 자매를 찾아나섰습니다



그리고 또 만났습니다....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다가




집으로 가기 위해 일어섰을 때


사진 한장 담으며 아는 척을 했지요^^






여전히 쑥스러워하긴 해도


아는 아저씨 만났구나 하는 반가움도 살짝 보이더군요





가방을 열어

 

준비해 간


학용품과 사탕들과 풍선들을 꺼내어 


선물이라고 건네어주었습니다



예쁜 자매의 폴라로이드 사진도 찍어주었지요^^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그렇게 길거리에 앉아 한참을 놀다가


아이들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토요일이었던 어제 보다는 바구니가 가벼워


둘 만 보낼 수 있었지요^^




먼발치에서 둘의 뒷모습 기억하고 싶어


그 모습 담고 있는데....




부르지도 않았는데....




둘이 돌아서 예쁘게 웃어줍니다


아저씨 고마웠습니다하고 말입니다....




얘들아 내가 고마웠지


너희 덕분에 루앙프라방을 사랑하게 되었는데....





사진을 정리하면서야


이 아이들이 비 맞았던 어제 입었던 그 옷들을 그대로 입고 나온걸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이 두 아이의 예쁜 옷들과 선물들을 사서


만나러 갈겁니다 



그리고 그건 적선도 봉사도 아닙니다


귀한 비스킷을 내게 건네 준 그 자매의 따뜻한 선물과 똑 같은겁니다



그냥 선한 마음이고 인사이고 고맙다는 그리고 사랑한다는 표현인게지요


서로 마음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다시 만날 때를 위해 


셋이 폴라로이드 사진이라도 찍어 두었으면


좋았을터인데...


그게 아니더라도 절 기억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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